안희환 목회단상

서울 신대의 인문학 강좌에 대한 비판/ 안희환

안희환2 2012. 4. 19. 10:21

서울 신대의 인문학 강좌에 대한 비판/ 안희환

 

 

서울 신대에서 인문학을 강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석성 총장님의 강한 의지 때문입니다. 벌써 3학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대해서 언론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많아서 다 인용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국교회, 예수 앞에서 부끄러워해야 2011831| 연합뉴스. 인문학 강좌 필수로 한 것이 언급.

-서울신대, 실천하는 기독 지도자 육성에 총력” 2011831| 국민일보. 인문학 강좌 언급.

-기독교 정당 창당 움직임은 예수 팔아 이기심 채우는 것” 2011831| 한겨레. 내용 가운데 인문학 강좌 언급.

-예수 이름 파는 개신교 정당 적절치 않아 201191| 조선일보. 내용 가운데 인문학 강좌 언급.

-깊어가는 가을 인문학의 향연속으로 2011923| 크리스챤월드모니터

-서울신대, 22일 개교100주년 열린음악회 20111021| 조선일보. 내용 가운데 지역 주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가 언급됨.

-[서울신학대]'' ''군 선발실용음악전공 주목 2011122| 한국대학신문. 내용에서 인문학을 교양 필수로 한 것이 기사로 나옴.

-서울신대 개교100주년 기념 강좌 35() | 국민일보

언론의 반응만을 보면 인문학 강좌는 충분히 성공적입니다. 서울 신대가 주목을 받는 학교가 되었으며 인문학 강좌를 통해 탁월한 기독 지도자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등의 기업가마저 인문학적인 소양을 가지고 있었기에 성공적인 기업가가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물며 목회자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하는 것이 왜 나쁘겠습니까?

그러나 현재 서울 신대에서 열리고 있는 인문학 강좌에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간단하게나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첫째로 서울 신대의 존재 목적과 관련한 것입니다. 서울 신대의 존재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인문학이 유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서울 신대는 인문학을 위한 대학이 아니라 목회자를 키워내는 곳입니다. 따라서 목회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도록 훈련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방, 장례, 상담, 양육, 영성 등의 훈련이 학교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개 교회에서 다시 처음부터 훈련을 받거나 개인적으로 학기 중에 개인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서울 신대의 정체성과 관련한 것입니다. 서울 신대는 교단 신학교입니다. 일반 대학과는 달리 교단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성결교단은 전도를 많이 강조하는 교단이며 교단의 첫 뿌리에 대해 무척이나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문학 강좌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과 달리 전도학과 성결교회사는 필수에서 빠지는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인문학은 필수가 되고 전도학과 성결교회사는 필수에서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물론 새로 조정이 되었고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필수로 자리 잡게 되었지만 그것은 강한 비판과 반발로 인해 뒤로 물러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로 서울 신대의 우선순위와 관련한 것입니다. 서울 신대의 학생들에게 있어 예배는 경건 훈련의 기초와도 같습니다. 문제는 예배마저 인문학 강좌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었다고 하는 점입니다. 첫 학기에 예배 시간을 20분으로 한 후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였습니다. 예배의 길이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20분간 드려지는 예배가 제대로 진행되었으리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예배 시간이 40분이 되었고 뒤이은 인문학 강좌는 1시간 20분이 진행되지만 그 역시도 예배가 인문학만 못하게 취급된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순서가 바뀐 것입니다.

넷째로 서울 신대의 인문학 강좌 운영 방식과 관련한 것입니다. 사실 인문학이라고 하는 것이 대규모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유명 강사가 강의를 하는 것으로 훈련된다는 것에는 회의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로도 공부해야할 것이 있어야 하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과정들도 필요합니다.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울 목적이라면 대규모의 전시적인 강조가 아니라 강의실 안에서 충분한 연구와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양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럴 경우 대외적으로 크게 선전하기는 어렵겠지만 학생들의 성장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로 서울 신대의 인문학 강좌 강사 선정과 관련한 것입니다. 서울 신대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를 인문학 강좌의 강사로 부른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수성 전총리가 구원파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수성 전총리는 구원파 박옥수씨의 책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에 극찬하는 서평을 썼던 인물입니다. “수십 년간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끌고 온 그 경험과 열정을 살려 출간한 이 책이 젊은이들 손에 쥐어진다면 그들의 생각이 변하고 인생이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충분한 검증 과정 없이 강사를 선정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 신대가 인문학 강좌를 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학교가 지녀야할 정체성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본질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한 채 인문학 강좌를 통해 학생들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언론을 동원하여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 모양은 아무리 봐도 좋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학교의 정체성과 본질을 망가뜨리는 모습으로 비취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학교를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총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으며 교단 신학교답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에는 시정 조치를 내리고, 제대로 되지 않을 그에 따른 책임을 물게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적동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바로 잡지 않으면 서울 신대는 표류하는 신세로 전락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