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다리/ 안희환

안희환2 2012. 4. 6. 18:36

다리/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52)

 

 

나를 밟고 가세요.

흙발이어도 좋으니

밟고 지나가세요.

긴 세월 그리 살았어요.

그것이 존재의 목적.

내가 더럽혀짐으로

이편에서 저편으로

옮겨갈 길이 열리지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망설이지도 말아요.

돌아가서도 안 되요.

나를 밟고 가세요.

쿵쿵 찢고 가더라도

원망하지 않아요.

__________

사진/ 부안댐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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