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52)
나를 밟고 가세요.
흙발이어도 좋으니
밟고 지나가세요.
.
긴 세월 그리 살았어요.
그것이 존재의 목적.
내가 더럽혀짐으로
이편에서 저편으로
옮겨갈 길이 열리지요.
.
미안해하지 말아요.
망설이지도 말아요.
돌아가서도 안 되요.
.
나를 밟고 가세요.
쿵쿵 찢고 가더라도
원망하지 않아요.
__________
사진/ 부안댐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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