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침 대신 한숨만/ 안희환

안희환2 2012. 3. 6. 11:35

침 대신 한숨만/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22)

 

 

물이 고였던 흔적은 있는데

물은 바닥에 스며들어

몸이 뜨지 않는다, 가라앉은

동전이 환히 보인다.

물을 삼키는 땅, 비는

땅과 싸운 후 저 멀리

이사를 가버렸고, 친해진

해는 땅을 갈라놓는다.

하늘을 덮은 먹구름

그것은 속임수일 뿐

한 번도 머물다 가지 않고

하늘을 가로질러 갈뿐인데.

땅은 숨이 차다.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침을 삼키면, 침 대신

한숨만 뒤로 넘어간다.

_______

사진/ 부안의 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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