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대신 한숨만/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22)
물이 고였던 흔적은 있는데
물은 바닥에 스며들어
몸이 뜨지 않는다, 가라앉은
동전이 환히 보인다.
.
물을 삼키는 땅, 비는
땅과 싸운 후 저 멀리
이사를 가버렸고, 친해진
해는 땅을 갈라놓는다.
.
하늘을 덮은 먹구름
그것은 속임수일 뿐
한 번도 머물다 가지 않고
하늘을 가로질러 갈뿐인데.
.
땅은 숨이 차다.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침을 삼키면, 침 대신
한숨만 뒤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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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안의 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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