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바보가 생각나는 날/ 안희환

안희환2 2012. 2. 20. 13:48

바보가 생각나는 날/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11)

 

 

잊을 만하면 생각나는 바보.

약삭빠른 사람들의 세상

속에서 느릿하게 걷다가

얻어맞고 나면 더 간절히

생각이 나곤 하는 그 바보.

서로 으르렁댈 것도 없고

더 가지려 다툴 필요도 없고

서로 높아지기 위해 상대를

밟아보려는 마음도 없었던

바보와의 바보 같은 시절.

바보에 물들어 바보가 된

사회 부적응자의 투덜거림.

다들 너무 똑똑해서 마치

차가운 유리벽에 전시 된

마네킹처럼 반질반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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