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97)
지금 네가 내 곁에 있고
내가 널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불행을 앞당겨 끌어안은 채
소중한 순간을 망치진 말자고.
.
설혹 이 행복한 시간 후에
독을 바른 화살이 날아와도,
바위가 머리 위로 떨어져도,
서 있는 땅이 꺼져버려도
그건 그때 염려할 일일 뿐
지금은 둘만을 맘에 채우자고.
.
긴 긴 날 기다려왔음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에겐
다시 올지 안 올지 모를 날에
허비할 여유 따윈 없다고.
다 타고 한 줌 재가 되어도
지금의 흔적은 남겨놓자고.
__________
사진/ 서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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