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지금 이 순간/ 안희환

안희환2 2012. 2. 10. 15:02

지금 이 순간/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97)

 

 

지금 네가 내 곁에 있고

내가 널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불행을 앞당겨 끌어안은 채

소중한 순간을 망치진 말자고.

설혹 이 행복한 시간 후에

독을 바른 화살이 날아와도,

바위가 머리 위로 떨어져도,

서 있는 땅이 꺼져버려도

그건 그때 염려할 일일 뿐

지금은 둘만을 맘에 채우자고.

긴 긴 날 기다려왔음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에겐

다시 올지 안 올지 모를 날에

허비할 여유 따윈 없다고.

다 타고 한 줌 재가 되어도

지금의 흔적은 남겨놓자고.

__________

사진/ 서울 야경

'안희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 안희환  (0) 2012.02.11
재회의 기쁨/ 안희환  (0) 2012.02.10
시인들이 만나면/ 안희환  (0) 2012.02.09
겨울나무에게/ 안희환  (0) 2012.02.09
뼈만 남은 앙상한 팔로/ 안희환  (0) 2012.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