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68)
바람의 노래를 들어보았나?
다 비우고 텅 빈 가슴으로
자신을 응시할 때 비로소
들리는 바람의 노랫소리를.
.
바다에 빠져 질식하려다
겨우 잡은 나뭇조각 하나에
삶을 맡기던 순간에 처음
바람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
사는 것 외에 그 어떤 것도
욕망하지 않는 비움 속에
바람은 자신의 노래로
표류자를 끌어 올렸었다.
.
바람의 노래를 들어보았나?
요란한 바람 속에서도
결코 들을 수 없는 그 노래.
바람이 들려주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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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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