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다리를 건너면/ 안희환

안희환2 2012. 1. 9. 20:40

다리를 건너면/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57)

 

 

다리를 건너면 겨울이 온다네.

원치 않아도 건너야 하는 다리.

때론 선택이 아닌 필연이

우리의 손을 잡아끌고 간다네.

손을 호 불어도 풀리지 않고

물에 젖은 신발이 얼어붙을 때

행여 발이 얼어 썩지 않을까?

두려움이 마음도 얼게 한다네.

다리를 건너면 봄이 온다네.

원하기에 기꺼이 건너는 다리.

필연과 선택이 맞물리는

유일한 순간이 찾아온다네.

동토에 물이 흐르기 시작하네.

꿈틀대는 대지 속에서 솟아난

앙증맞게 작은 싹들이 춤추네.

우리도 덩달아 어깨춤 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