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진짜 못생겼다요/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1. 11:19

진짜 못생겼다요/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177)

 

 

자신이 대범한 줄 알았다.

겁도 별로 없고

사람 눈치도 잘 안 보고

목표 향해 돌진도 하고

소심과 상관없다 생각했다.

누워있던 어느 날

아내가 날 들여다봤다.

느닷없이 터져 나오는 말.

진짜 못 생겼다요.”

아내는 늘 그렇게

반말에 자만 붙이는데

진짜 못 생겼단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누워있을 수 없었다.

앉자마자 진지하게 한 말.

보통은 되지 않아?”

이어져 나온 아내의 말.

보통에 못 미쳐요.”

그날부터 난 알게 되었다.

내가 소심한 사람인 줄.

잊지 못할 그 말이

양 손목을 수갑 채웠다.

떨어버릴 수 없었다.

윙윙대며 돌고 도는 말.

진짜 못 생겼다요.”

앞트임을 하면 훨씬 더

눈이 커진대서 고민했지만

앞트임은 포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