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난 저치를 알아/ 안희환

안희환2 2011. 11. 26. 20:25

난 저치를 알아/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173)

 

 

넌 저치가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지?

취한 듯이 웅얼웅얼

떠드는 소리가 싫기만 하지?

그래 이해할 수 있어.

그제까진 나도

귀마개를 했었으니.

넌 저치가

이성을 잡아먹힌

신화속의 괴물이라도 된듯

자꾸 피하고만 싶지?

호흡 속에 섞인

자조의 냄새에 진력나지?

나도 그랬었다니까.

하지만 지금은 알아

저치는 말하고 있어.

태고적 우주의 비밀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가 답답해

점점 저렇게 변해갔던 거야.

저치는 그랬었던 거야.

네가 이런 말을

믿지 않으리란 건 알아.

근데 어쩌냐? 이렇게

변명이라도 해주지 않으면

저치가 불쌍해죽겠는데.

이해를 못해도

말은 해봐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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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견 수채화가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