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저치를 알아/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173)
넌 저치가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지?
취한 듯이 웅얼웅얼
떠드는 소리가 싫기만 하지?
그래 이해할 수 있어.
그제까진 나도
귀마개를 했었으니.
.
넌 저치가
이성을 잡아먹힌
신화속의 괴물이라도 된듯
자꾸 피하고만 싶지?
호흡 속에 섞인
자조의 냄새에 진력나지?
나도 그랬었다니까.
.
하지만 지금은 알아
저치는 말하고 있어.
태고적 우주의 비밀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가 답답해
점점 저렇게 변해갔던 거야.
저치는 그랬었던 거야.
.
네가 이런 말을
믿지 않으리란 건 알아.
근데 어쩌냐? 이렇게
변명이라도 해주지 않으면
저치가 불쌍해죽겠는데.
이해를 못해도
말은 해봐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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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견 수채화가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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