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돌아왔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166)
아내가 돌아왔다.
먼 여행길에서 아내는
밝은 얼굴로 내 앞에 섰다.
그리움 때문이라 해야 할까?
아내 없는 1년 2개월
턱수염이 자라버렸다.
.
아내는 맨 손이다.
애초에 선물 같은 걸
바란 것은 아니지만도
밀물같이 다가오는 섭섭함
감추려고 더 밝게 웃었다.
익숙하지 않다.
잃어버렸던 웃음이...
.
포옹은 가벼웠다.
그러나 알 수 있었다.
진심이 담긴 손길임을.
선물은 그 속에 담겨있었다.
잠긴 빗장을 열어버린
아내의 심장 소리.
.
두근두근 소리 나는 건
아내의 것? 아니면 내 것?
그도 아니면 우리의 것.
돌아온 아내는
쌀을 씻는다, 하얗게
목욕한 쌀알을 요리한다.
.
아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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