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아내가 돌아왔다/ 안희환

안희환2 2011. 11. 21. 17:27

아내가 돌아왔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166)

 

 

아내가 돌아왔다.

먼 여행길에서 아내는

밝은 얼굴로 내 앞에 섰다.

그리움 때문이라 해야 할까?

아내 없는 12개월

턱수염이 자라버렸다.

아내는 맨 손이다.

애초에 선물 같은 걸

바란 것은 아니지만도

밀물같이 다가오는 섭섭함

감추려고 더 밝게 웃었다.

익숙하지 않다.

잃어버렸던 웃음이...

포옹은 가벼웠다.

그러나 알 수 있었다.

진심이 담긴 손길임을.

선물은 그 속에 담겨있었다.

잠긴 빗장을 열어버린

아내의 심장 소리.

두근두근 소리 나는 건

아내의 것? 아니면 내 것?

그도 아니면 우리의 것.

돌아온 아내는

쌀을 씻는다, 하얗게

목욕한 쌀알을 요리한다.

아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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