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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할머니

안희환2 2011. 8. 21. 00:35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길을 가다 한참을 걷게 되셨습니다..

할머니 너무 힘이 드신지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영감~ 나 좀 업어줘!~"

할아버지도 무지 힘들었지만 남자 체면에 하는 수 없이 할머니를 업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얄밉게 묻습니다.

"나, 무거워?"

그러자 할아버지가 담담한 목소리로

"그럼 무겁지! 얼굴은 철판이지, 머리는 돌이지, 간은 부었지..

많이~ 무겁지!"

그러다 할머니를 내려놓고 둘이 같이 걷다가

너무 지친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멈, 나도 좀 업어줘!"

기가 막힌 할머니, 그래도 할 수 없이 할아버지를 업었습니다.

이 때 할아버지 약올리는 목소리로

"그래도 생각보다 가볍지?"

할머니 찬찬히 자상한 목소리로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그럼 가볍지. 머리는 비었지, 허파에 바람들어갔지,

양심도 없지...

너~~ 무 가볍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