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조선일보DB
해병대 출신 A씨는 군대에서 먼지 뭉치를 먹었다. 배가 고파서 먹은 것이 아니다. 청소를 했는데도 먼지가 남았다며 선임이 남은 먼지를 모두 먹으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14일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먼지가 넘어가는 순간 입안이 찝찝해지고 목구멍이 따가워지는 것을 느꼈다"며 "그 순간이 너무 끔찍해 기억하기도 싫다"고 했다.
복수의 전역자를 통해 확인한 해병대의 가혹행위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 있었다.
A씨의 소대는 이등병이 걸레를 빨아오면 제대로 빨아왔는지 검사했다. 선임병이 걸레를 짜서 물이 나오면 후임병은 그 물을 모두 마셔야 한다. 걸레를 짜 나온 물은 비린 비누 맛이 났다고 한다.
선임이 후임에게 장난으로 각종 벌레를 먹이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해병대 전역자 B씨는 "선임이 갑자기 지렁이를 먹어보라고 했다"라며 "씹는 순간 너무 짜증 나 입에 머금고 있다가 가까스로 삼켰다"고 했다. 벌레를 먹는 순간부터 선임의 사랑을 받게 됐지만, B씨는 '내가 해병대에 이런 것을 먹으려고 자원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메뚜기ㆍ잠자리ㆍ개미ㆍ여치 등을 먹게 강요받은 사병들도 있었다고 한다.
상식에서 벗어난 얼차려나 구타 등은 항상 있었다. C씨는 "음식물쓰레기가 떠다니는 시궁창에 얼굴 박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다. 성인 한명이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작은 화장실에 선임과 후임 두 명이 들어가 후임을 구타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가혹행위를 겪은 C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끈기와 정신력을 테스트하는 관문이었고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