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같은 선생님 |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이다. 난 하루거리란 이름의 학질(말라리아)에 걸려 학교도 못 갈 정도로 앓아 누워있었다. 나의 소식을 어떻게 들으셨는지 담임선생님께서는 약을 사들고 십리나 되는 길을 걸어서 방문 한 것이었다. "이것 먹고 빨리 나아야 돼, 그래야 학교 오지." 선생님이 한마디에 나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어려운 시절 나의 가정형편은 너무 어려웠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일하며 학교를 겨우 다녔다. 소풍날도 도시락을 못 싸가서 선생님의 도시락을 같이 먹기도 했다. 김밥을 입에 넣고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나는 다짐했다. '나중에 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이렇게 다짐한 나는 자라서 결국 선생님이 되었고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긴 했지만 부족한 선생님으로 남아 있음을 늘 안타까워했다. 40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날, 난 스승님의 가르침에 미치지 못했음이 못내 서운하여 교직원 동료들의 퇴임식도 결국 사양해야만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스승' 이란 문집을 만들어 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마지막 수업을 하고 교단을 떠나 지금은 초야에 묻혀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 박근칠 (새벽편지 가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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