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지루한 말씀(?)/ 안희환
![2007-12-19_PM_12_07_15[2].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204/29204/5/2007-12-19_PM_12_07_15%5B2%5D.jpg)
교회에서 김장을 했습니다. 권사님들, 집사님들이 아침부터 모여 저녁까지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속을 만들면서 김장을 했습니다. 점심에는 식사를 차려주셔서 먹었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 게 정말 맛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정말 맛있다”라고 했더니 조정이 집사님이 옆에서 말합니다. “목사님은 맛없는 게 없잖아요.”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맛없는 음식이 없었습니다. 해물 종류를 참 좋아하고, 고기라면 무슨 고기라도 맛있게 먹으며, 야채도 무척 좋아하니 말입니다. 그게 다 워낙 좋은 식성 때문인데 아파서 누워 있다가도 아내가 밥을 차려주면 그 밥을 다 먹고 다시 누울 정도이니 더 이상 무얼 말하겠습니까? 문제는 그 덕분에 허리둘레가 점점 우량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만 보면 저처럼 잘 먹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 몸매가 알차다는 것입니다. 점진적으로 몸이 부흥해간다는 것입니다. 다이어트 한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도 먹을 것을 앞에 두면 그 결단이 눈 녹듯이 녹아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마디 합니다. “내일부터는 꼭 다이어트를 해야지.” 물론 내일이 되면 다시 말합니다. 내일부터는 꼭 다이어트를 해야지.”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이들(저를 포함)이 영의 양식인 말씀도 그처럼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대답은 결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주의 말씀이 꿀송이보다 달다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입니다.
멀뚱멀뚱한 정신으로 있다가도 설교를 들으려 하면 설교 소리가 자장가로 들리는 사람들, 텔레비전은 동해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도록 보면서 성경을 읽으려면 지겨워 죽을 것 같은 사람들, 재테크 정보를 얻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할 수는 있어도 성경을 공부하려고 하면 뇌에 쥐가 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연애시절 연인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 또 읽는 것만큼도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이래로 짝사랑만 줄기차게 하시고 계십니다. 그 사랑의 눈빛과 음성을 외면한 채 다른 대상을 찾아 동분서주하는 사람들 때문에 말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저 자신이 들어있겠지요?
교회들마다 말씀회복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자다 일어나 먹어도 맛있는 음식처럼 말씀이 자다 깨어 읽고 들어도 너무 달콤해 또 읽고 싶고 또 듣고 싶은 말씀이 되도록 말입니다. 연속극의 후속편을 기다리는 마음 그 이상으로 다음에 내게 주어질 하나님의 말씀이 너무 그리워서 몸부림치는 성도들이 가득한 교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즐거움으로 되지 않는다면 일단 의무적으로라도 말씀을 가까이 하는 훈련을 했으면 합니다. 입맛이 없다고 제대로 먹지 않으면 몸이 약해지듯이 말씀의 맛이 달콤하지 않다고 멀리 하면 영이 약해질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우선 매일 말씀을 가까이 하는 것이 몸에 익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멀리 하면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 만큼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면서 점점 말씀의 맛을 알아갈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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