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월드컵에서 벌어지는 차별 대우/ 안희환

안희환2 2006. 6. 16. 11:23

월드컵에서 벌어지는 차별 대우/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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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곳에서나 차별이 일어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상일 뿐 사람 위에 사람이 존재하며, 사람 밑에서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평등하다고 하지만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하는 오늘날에도 사람은 결코 평등하지 않으며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간단한 실례로 타고 다니는 차종에 따라 안내해주는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차는 현대인의 필수품임과 동시에 신분 차이를 드러내주는 부대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부와 권력이 자동차의 배기량이나 성능으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급 승용차는 거저 주어도 몰고 다닐 수 없는 그림의 떡인 것입니다.


차별은 한 국가 안의 여러 개인들 사이에서도 일어나지만 어느 나라에 속했느냐에 따라 국제적인 면에서의 차별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보통의 경우 나라의 경제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국제 사회의 인식이 달라진다고 보이는데 돈이 많은 나라 사람들이 대접을 받고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차별을 받는 것이 현실인 것입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나는 내가 한국인으로써 일본 사람들에 비해 국제사회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외국에 나가 있다 보면 기분 상하는 일을 경험하곤 합니다.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외국 사람들이 내가 일본 사람인줄 알고 다가왔다가 한국 사람인줄 알고는 실망한 눈치를 보이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또는 재팬은 아는데 코리안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분명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그런 일을 겪는 것은 불쾌한 일이며 우리나라가 하루 빨리 경제적인 면에서 일본을 앞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한국인이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괄시를 받기도 한다는 말을 들을 때는 화가 나기도 하는데 아무리 문명이 발달해도 사람들 사이의 차별이란 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겠구나 하는 마음에 씁쓸한 마음입니다.


사실 각 나라들마다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구의(?) 축제인 월드컵에서도 이런 차별은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경기관람을 위해 원정을 가려고 해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응원객이 적을 수밖에 없고 반면에 부유한 나라 사람들은 많은 응원객이 등장하여 요란하게 응원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부자 나란가? 응원객수로만 보면...).


특별히 화려한 월드컵의 진행 속에서 마음 아픈 사연을 들었는데 그것은 얼마 전 우리나라와 시합을 했던 토고에 대한 것입니다. 토고의 경우 경제적인 면에서 잘 사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대대적인 응원단을 준비하였고 한국 못지않은 응원의 열기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아마 큰 결심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토고의 대규모 응원단이 독일에 들어가지를 못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비행기 값을 안내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독일에 가지 못한 이유가 너무 심하다고 보입니다. 응원하러 독일에 들어간 토고 사람들이 그대로 불법 체류할까봐 그것이 걱정되어 입국 금지를 시켰던 것입니다. 독일 정부가 여러 가지 이우를 댈 수 잇겠지만 제 삼자의 눈을 볼 때 이것은 확실히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의 서러움 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수많은 응원객이 붉은 빛을 자랑하며 응원하였던 대한민국의 화려함 이면에 토고의 한이 감추어져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토고전에서의 승리마저 미안한 감이 들 정도입니다(그래도 이긴 것이 좋지만). 아마 우리나라와 토고의 경기 이후에 토고에 대해 동정을 하며 응원을 하는 한국 사람들은 그와 같은 심정에서 토고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어차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가진 나라와 가지지 못한 나라 사이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월드컵같은 세계적인 축제(?)에 차별적인 상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일이 토고 국민들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합할 때 열정적으로 한국을 응원해야겠지만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들에 대한 격려의 모습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토고를 포함한 어려운 나라들에게 파이팅을 외쳐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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