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감독/ 김성훈
배우/ 하정우(정수), 배두나(세현), 오달수(대경)
장르/ 드라마
개봉/ 2016 .08. 10
러닝타임/ 126분
정수(하정우)는 자동차 영업대리점의 과장인데 큰 계약을 하나 체결할 상황에 기뻐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의 자동차 안에는 딸에게 줄 생일 케이크가 살려 있고요. 그런데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터널을 지나가는 중에 터널이 무너져 내립니다. 경우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앞뒤가 다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더미로 막혀 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주유소에서 받은 생수 2병과 딸에게 주려했던 케이크 하나와 베터리 용량이 78% 남은 휴대폰 하나입니다. 구조대에 연락이 되기는 했지만 터널이 너무 심하게 무너져 내린지라 터널 안으로 진입하지도 못하게 됩니다.
터널 붕괴 소식이 언론을 타면서 국가적으로 이슈가 되고 정부는 사고 대책반을 꾸립니다. 대책반의 반장은 대경(오달수)인데 터널에 진입해보려고 시도해봤지만 실패를 합니다. 오히려 터널이 더 무너져 내리면서 겨우 탈출합니다.
구조 작업이 지연되면서 국론이 나뉘기 시작합니다. 인근 제2터널 완공을 앞둔 시점에서 공사를 강행할 것인지 정수가 구조될 때까지 기다려야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공사가 재개되기 전에 정수의 생존을 알게 되고 정수는 겨우 구조를 받게 됩니다.
영화 터널은 절박한 상황 속에 놓인 한 사람(정수)의 심리를 잘 드러냅니다. 남편의 생존을 소원하는 아내의 애타는 심정도 잘 그려지고 있고요.
그와 동시에 한 사람의 생명이 지난 가치에 대해 무심한 채 그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데 관심 있는 사람들과 자신의 자리와 명예를 지키는데 급급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도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정수가 구조되어 들것에 실려 가면서 남긴 욕은 대경을 통해 언론과 지도층에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그렇게 욕을 전달한 대경에게 정수는 엄지 척을 하는데 그조차도 정부에서 대처를 잘해서 그렇게 엄지 척을 한 것인 양 뉴스로 나갑니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구조대원들과 한 사람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고 자리 보존에만 관심 있는 지도자들의 대비는 지금의 현실을 잘 꼬집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애쓴 구조대 대장 대경은 시말서를 쓰고 한 것 하나 없는 높으신 분은 국민적인 영웅이 되는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