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누구든지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신앙계 7월호/ 안희환목사(크리스천연합뉴스발행인, 예수비전교회)

안희환2 2019. 8. 19. 11:48

누구든지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신앙계 7월호/ 안희환목사(크리스천연합뉴스발행인, 예수비전교회)

 

트럼프 대통령이 201962일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데이빗 플랫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맥린 바이블 처치(McLean Bible)교회에 찾아갔습니다. 기독일보에 의하면 그 날은 미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미국의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특별 기도를 요청했던 날입니다. 그것을 알고 트럼프 대통령이 맥린 바이블 교회를 찾아간 것입니다.

 

그 날 플랫 목사님은 강단에서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다른 한 손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에 댄 채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는데 그 기도의 내용이 놀랍습니다. 길지만 아래에 그 기도 내용을 다 인용합니다.

 

오 하나님, 우리를 다스리는 단 한 분의 우주의 왕이신 당신을 찬양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지도자이시며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우리는 당신을 경배합니다. 이 세상에는 오직 하나님이 한 분 밖에 없으며, 구주도 한 분이십니다. 당신의 이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 당신의 이름을 높여드립니다.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위해 당신의 자비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곳에 서 있습니다. 우리의 대통령을 위해 우리는 당신의 은혜를, 당신의 자비를, 당신의 지혜를 구합니다. 대통령 위에게도 임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님께서 그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그의 죄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죄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시기 위해 그 아들을 보내셨습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을 바라보기를 기도합니다. 당신을 신뢰하기를 기도합니다. 당신을 의지하기를 기도합니다. 그가 선한 방식으로 통치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정의를, 공의를, 평등을, 그리고 모든 일들을 선하게 할 수 있게 해주옵소서.

 

주님, 우리는 기도합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디모데전서 2장에서 볼 수 있는 모두를 평화롭고, 조용하고, 경건하고, 위엄있게 이끄는 방식으로 통치하는데 필요한 모든 은혜를 주님께서 대통령에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위에도 당신의 축복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당신께서 그들에게 힘과 명료함과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한다고 하셨습니다. 오 하나님, 대통령에게 지혜를 주시옵소서. 대통령이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우리 나라를 잘 이끌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우리는 의회의 지도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사법부의 지도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연방과 주의 모든 지도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오 하나님, 우리가 당신을 바라보도록 도와주옵소서.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신뢰하도록 도우소서. 우리가 당신의 지혜를 구하며, 당신의 사랑과 은혜, 공의와 정의를 보여주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옵소서. 우리는 당신의 축복이 우리의 대통령에게 끝까지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미국은 분명히 정교분리가 헌법에 명시된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개인의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개인의 신앙에 따라 교회를 가서 목사님에게 기도를 받아도 그것으로 문제 삼지 않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위와 같이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받았어도 그것으로 공격을 하는 언론이나 국민들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처럼 정교분리가 헌법에 명시된 또한 개인의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개인의 신앙에 대해 간섭하고 압력을 가한다고 하는 점입니다. 최근에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가 절에 가서 합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격을 퍼부었던 언론들의 모습에서도 그런 현상이 잘 드러납니다.

 

제가 정말 안타까운 것 중에 하나는 기독교인들 가운데서도 그런 황교안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 비판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념이나 정치 성향을 떠나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이 섬기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절에서 합장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고 칭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는 다니엘서에서 사드락, 메삭, 아벧느고가 자신들이 섬기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무서운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의 명령을 거역했던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왕의 분노를 샀고 풀무불 속에 던져졌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살려주셨습니다. 그 세 사람은 성경에서 하나님을 믿은 사람의 대명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수많은 설교를 통해서도 본받을만한 믿음의 사람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런 원리라면 정치 성향을 떠나 황교안 대표의 모습 역시 인정되었어야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황교안 대표가 절에서 합장하지 않은 것으로 공격을 받을 때 오히려 자신의 신앙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언론이나 타 정당의 공격이 거세지자 황대표는 자신의 행동에 사과해버린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더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외의 다른 정당들에도 그리스도인 의원들이 많습니다. 그들이라도 입을 열고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나라이고 그런 면에서 황대표가 절에게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은 공격을 사안이 아니라고 말을 했어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입신양명이나 당의 입장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보다 더 우선이구나 하는 탄식이 나는 대목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몰라도 적어도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을 섬기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세상의 그 어떤 정치논리나 이익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불이익을 당하거나 욕을 먹어도 굴복하거나 고개를 숙이지 말고 당당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도 함께 하시고 역사하십니다. 이번 황대표의 일이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분명히 드러내고 대한민국에서의 종교 자유를 명확하게 하는 일로 발전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