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재산 36조원 내놓겠다" 기부王이 된 사우디 王子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의 조카이자 세계적 투자 회사 킹덤홀딩스(KHC) 회장인 알왈리드 빈 탈랄(60) 왕자가 전 재산 320억달러(약 36조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공직(公職)에 몸담은 다른 왕자들과 달리 일찍 개인 사업을 시작한 그는 '아라비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알왈리드 왕자의 '깜짝 발표'는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고층 빌딩 66층에 있는 킹덤홀딩스 본부에서 열렸다. 아들 칼리드 왕자, 딸 림 공주와 취재진 앞에 등장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자선 재단을 모델로 했다. (중동) 지역에서 이 정도 대형 발표는 최초일 것"이라며 "사람은 전성기 때 극적인, 아주 극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자선사업은 30년 전부터 시작했던 개인적 의무이자 내 이슬람 신앙의 본질적 부분"이라며 "하루에 자전거를 3시간 탈 정도로 건강한 만큼 이번 기부는 건강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게이츠가 설립한 자선 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의 재단이 추진해 온 위대한 일들을 크게 확장하겠다고 약속한 관대한 서약"이라고 평했다. 해당 재단은 2000년 설립 이래 약 335억달러를 자선사업에 썼다. 현지 언론들도 "라마단 기간 중 통 큰 자카트(자선 행위)"라고 했다.
왕자의 '통 큰 기부'는 그가 2003년 설립한 뒤 35억달러를 기부한 자선 단체 '알왈리드 자선사업'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그는 "다른 문화 간 이해 증진, 사회적·경제적 약자 지원, 재난 구호, 청소년 교육, 여성 권리 향상에 힘쓸 것"이라며 "이 축복받은 나라에서 부(富)를 일궜으니 모국에서 환원을 시작한 뒤 확장하겠다"고 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일곱 살 때 부모의 이혼 이후 어머니를 따라 레바논에서 자랐다. 종종 집을 뛰쳐나가는 반항적인 소년이었다. 이후 미국 먼로대에서 경영학 학사, 시러큐스대에서 사회과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1979년 모국에서 건설사를 차렸다. '오일 붐'에 힘입어 건설 사업과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월간 포브스는 "왕자는 아버지가 준 3만달러와 대출 30만달러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하지만, 가족으로부터 많은 추가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수많은 사우디 왕자 중 하나였던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1991년이었다. 시티그룹의 핵심 시티코프에 투자한 5억5500만달러가 10억달러로 뛰자 미 주간 타임은 그를 '아라비아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렀다.
현재 왕자가 주식의 95%를 보유 중인 킹덤홀딩스는 시티그룹·트위터·포시즌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서는 보유 자산 규모 305억달러로 세계 20위를 기록 중이다. 포브스가 2013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순자산을 200억달러로 추산하자 "저평가되는 바람에 10대 부자인 내가 26위에 그쳤다"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포브스는 "1988년 세계 부호 순위를 처음 발표했을 때 알왈리드 왕자가 우리에게 자신의 자산 규모를 알린 뒤 다음 순위에 포함될지 확인했다"며 "2006년에는 본인 주장보다 70억달러 적게 순자산 규모를 매기자 전화를 걸어 '원하는 걸 말해보라'고 울다시피 말했다"고 폭로했다. 9·11 테러 직후 뉴욕시에 성금 100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테러가 일어난 데 미국의 중동 정책도 일조했다"고 말하거나 최근 예멘의 시아파 반군을 공습한 공군 조종사들에게 벤틀리 100대를 선사하겠다고 하는 등 자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왕자가 소유한 리야드의 방 420개짜리 호화 맨션에는 그의 초상화들이 걸려 있고, 약 48만㎡(약 14만5000평)에 이르는 농장과 리조트도 보유 중"이라며 "호화 자동차 200대, 세계에서 가장 큰 자가용 비행기, 호화 대형 요트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알왈리드 왕자가 당장 주식과 자산을 처분하진 않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산을 처분하는 대신, 일단 수익을 먼저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며 "기부 시점과 기부금 사용 시점 등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슬람의 자선행위 '자카트'
아랍어로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뜻으로 자선(慈善) 행위를 지칭한다. 고백·기도·순례·금식 등 이슬람에서 말하는 '다섯 기둥(신자의 의무사항)' 중 하나이다. 자신의 소득 일부분을 떼어내 공동체에 기부하는데, 통상 전 재산의 최소 2.5%를 내놓는다. 비율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렇게 모인 금품은 주로 가난한 이슬람 신자, 이슬람 개종자, 성직자, 전사(戰士) 순의 대상에게 쓰인다. 비(非)신자를 돕기도 한다. 신자 사이에서 '목욕은 몸을, 기도는 영혼을, 자카트는 소유물을 정결케 함으로써 신을 기쁘게 한다'는 표현이 있다. 자카트는 이슬람력의 아홉째 달로 해 뜬 시간 금식을 해야 하는 '라마단(올해는 양력으로 6월 18일부터 한 달간)' 때 많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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