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저력이 대단한데도/ 안희환 목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저력은 대단하다. 어려운 교회들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전체가 가진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문제는 연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소수의 인원이라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사회 영역이나 정치 영역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교회는 엄청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연합의 부재로 인해 제대로 된 영향력 발휘를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 기독교(프로테스탄트)의 뿌리를 지목하기도 한다. 교회 자체가 개교회주의라는 것이다. 카톨릭처럼 중앙집권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당히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첫째로 욕심이라는 측면이다. 저마다 우두머리가 되어 대접을 받고 싶은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내가 중심이 되지 않아도 기꺼이 연합하고 함께 움직이겠다는 자세가 많은 부분에서 결여되어 있다.
둘째로 근시안이라는 측면이다. 보다 넓게, 보다 크게, 보다 멀리 바라보고 움직여야만 하는데 바로 앞에 놓인 현실적인 문제들에 집중하는 경향이 많은 것이다.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 전체를 위해 꼭 필요한 사안들을 못 보기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내가 담임으로 있는 예수비전교회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다. 서울에 있는 구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구이다. 기독교인들의 숫자가 가장 적은 구이기도 하다. 술집들이 많고 점집들도 곳곳에 보인다. 방치된 청소년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이 있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가 외형적인 조건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얼마든지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는 점이다. 단 그 전에 중요한 조건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금천구 교회들의 진정한 연합이다.
금천구 교구협의회 임원모임에 다녀왔다. 연말을 앞두고 금천구 전체 교회와 구청이 함께 진행할 행사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금천구의 영적 부흥을 위해서 금천구의 전 교회가 연합하여 기도 운동을 펼치는 것인데 차차 그런 생각들을 나눌 계획이다.
예수비전교회에서는 모일 때마다 금천구의 부흥을 위해 기도한다. 목회자들과 성도들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 연합을 위해, 기도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기도한다.
아직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것은 없지만 성도들에게 담대하게 선포한다. “앞으로 10년이 가기 전에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놀라운 일들의 여러분의 눈으로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성도들은 믿음으로 “아멘” 한다.
그런 선포를 과감하게 하는 것은 내 마음 가운데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확신이라면 언제고 이루어지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환경이나 처지 등은 하나님 앞에 전혀 문제 되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교회의 연합을 보고 싶다. 지금은 금천구라는 한 도시를 위해 집중적인 기도를 하고 있지만(물론 나라 위한 기도도 하지만) 곧 보다 넓게 기도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족/ 다 양복에 구두인데 나 혼자만 남방에 운동화다. 거기에 더해 배낭을 메고 다닌다. 눈치 보는 성격은 아닌데 사진으로 보니 혼자만 튀는 것 같아 조금(?) 민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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