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조선일보는 [오늘의 운세]를 믿는가?/ 안희환

안희환2 2012. 5. 19. 00:05

 

조선일보는 [오늘의 운세]를 믿는가?/ 안희환

 

 

http://christianview.kr/news/view.html?section=79&category=90&item=&no=441

 

조선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조선닷컴을 보다가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이 있다. [오늘의 운세]였다. 평상시에 [오늘의 운세]에 관심을 갖고 있기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신문에서 이런 미신을 조장하는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이다. 혹시 광고인가 해서 확인해 보니 광고가 아니라 기사였다. 조선닷컴 문화 란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운세라는 말은 국어사전에서 운명이나 운수가 닥쳐오는 기세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운명이나 운수가 닥쳐올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오늘의 운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일까? 간단하다. 사람의 노력이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겨우 무슨 띠냐 하는 것에 좌우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2515일자의 쥐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24년생 헛수고가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 36년생 작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할 것. 48년생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할 것. 60년생 어른다운 아량과 지혜를 보여줄 것. 72년생 몸과 마음 편하게 가져야 한다. 84년생 근심과 기쁨 두 갈래에서 헤맨다.”

다음은 소띠에 대한 것이다. “25년생 넉넉한 마음으로 지낼 것. 37년생 밝은 생각은 행운을 가져다준다. 49년생 부드러운 대화로 마음을 연결할 것. 61년생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하는 격. 73년생 선배나 어른의 의견을 잘 받을 것. 85년생 많이 벌고 많이 쓰니 유의할 것.”

하나만 더 인용하자. 이번엔 호랑이띠에 대한 것이다. “26년생 괜히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 것. 38년생 급할수록 돌아서 가는 것이 좋다. 50년생 확장이나 계획은 세우지 말 것. 62년생 현실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74년생 재충전의 시간이니 휴식 취할 것. 86년생 옛것을 지키면 결과는 좋아진다.”

조금만 생각해보자. 호랑이 띠 26년생이 한두 명이 아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의 삶은 각기 다르다.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행동을 해도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고 어떤 경우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호랑이 띠 26년생이라고 하는 게 하루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운세]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전혀 근거도 없고 가치도 없는 것에 에너지만 쏟는 것이 아닌가?

어떤 사람은 따지고 들지도 모르겠다. 그냥 재미로 보는 것인데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격려하기보다 [오늘의 운세] 따위에 마음을 기울이고 영향을 받게 하는 것은 유익이 없다. 요행을 바라는 심리만 키워낼 뿐이다. 그런 역할을 신문이 할 필요가 있을까?

운세가 나온 페이지 제일 아래에 보니 [엄창용 고산철학관장 (02)747-0000]이라고 [오늘의 운세]를 제공하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다. 광고비를 내는 것인지 아니면 조선일보의 요청에 의해 그냥 자료를 제공하는 차원인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그곳에 전화하도록 이끄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운세]같은 미신에 국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신문이라니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