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잊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66)
그리워 그리워서
그리고 또 그리던 친구
얼굴 윤곽이 흐려지더니
꿈을 꾸어도 얼굴 없이 나타나
그가 친구였는지
정말 그리워했었는지
알 수가 없다.
.
심장을 잃고도
피가 돌고 살아있는 듯
소중한 것을 잃고도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는 난
친구를 생명처럼 여겼던 걸까?
진정 그리워하긴 했던 걸까?
.
세월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나도 완벽한 망각
마치 지우려고 작정한 채
기억의 일부분을 훼손한 듯이
친구의 형상을
더듬어도 찾을 때
소년 시절 한 토막이
사라져간다.
_________
사진/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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