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친구를 잊다/ 안희환

안희환2 2012. 1. 17. 12:49

친구를 잊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66)

 

 

그리워 그리워서

그리고 또 그리던 친구

얼굴 윤곽이 흐려지더니

꿈을 꾸어도 얼굴 없이 나타나

그가 친구였는지

정말 그리워했었는지

알 수가 없다.

심장을 잃고도

피가 돌고 살아있는 듯

소중한 것을 잃고도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는 난

친구를 생명처럼 여겼던 걸까?

진정 그리워하긴 했던 걸까?

세월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나도 완벽한 망각

마치 지우려고 작정한 채

기억의 일부분을 훼손한 듯이

친구의 형상을

더듬어도 찾을 때

소년 시절 한 토막이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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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양동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