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팔이 소년/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07)
신문 한 뭉치 어깨에 메고
길을 떠났었다. 한 겨울
조경하는 집으로 가는 길엔
나무들 사이로 눈이 모이고
소년의 허리를 붙잡았었다.
.
개를 키우던 한 집에서
미처 묶어 놓지 않은 사이
개는 내달아 소년을 물고
너무 아파 울던 소년은
약값으로 준 돈에 웃었었다.
.
가도, 가도 이어지는 길
줘도, 줘도 남아있는 신문.
신문이 줄어들어도 지친 어깬
여전히 무게를 느꼈었다.
소년은 신문이 참 싫었었다.
______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1학년에 들어가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신문을 돌렸었다.
__________
사진/ 울릉도
'안희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안희환 (0) | 2011.12.14 |
---|---|
홍시/ 안희환 (0) | 2011.12.14 |
내려감도 좋잖아/ 안희환 (0) | 2011.12.13 |
말 못 해서 더 슬픈 때/ 안희환 (0) | 2011.12.13 |
시인은 글자로/ 안희환 (0) | 2011.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