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신문팔이 소년/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14. 18:11

신문팔이 소년/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07)

 

 

신문 한 뭉치 어깨에 메고

길을 떠났었다. 한 겨울

조경하는 집으로 가는 길엔

나무들 사이로 눈이 모이고

소년의 허리를 붙잡았었다.

개를 키우던 한 집에서

미처 묶어 놓지 않은 사이

개는 내달아 소년을 물고

너무 아파 울던 소년은

약값으로 준 돈에 웃었었다.

가도, 가도 이어지는 길

줘도, 줘도 남아있는 신문.

신문이 줄어들어도 지친 어깬

여전히 무게를 느꼈었다.

소년은 신문이 참 싫었었다.

______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1학년에 들어가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신문을 돌렸었다.

__________

사진/ 울릉도

 

'안희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안희환  (0) 2011.12.14
홍시/ 안희환  (0) 2011.12.14
내려감도 좋잖아/ 안희환  (0) 2011.12.13
말 못 해서 더 슬픈 때/ 안희환  (0) 2011.12.13
시인은 글자로/ 안희환  (0) 201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