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있는 글을 쓰는 가정주부(애거서 크리스티)/ 안희환
대단한 여자들(14)
애거서 크리스티는 1891년 9월 15일에 영국의 토케이에서 미국인 아버지 프레드릭 앨바 밀러와 영국인인 어머니 클래리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에게는 애거서 메어리 클래리사라는 이름이 주어졌는데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덕에 어린 시절 넉넉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정규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충분한 가정교육도 받았고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예민하고 수습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은 많지 않았고 책 읽는 것을 즐겼습니다. 특별히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을 즐겨 읽곤 했습니다. 소녀인 나이에 왜 추리 소설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후에 그녀가 추리 소설을 많이 쓰는데 코난 도일의 소설을 즐겨 읽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 집니다.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애거사 크리스티는 브리스톨 교외의 클리프턴에 있는 임마뉴엘 교회에서 결혼을 하게 됩니다. 상대는 공군 조종사이던 아치볼드 크리스티입니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24세였습니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도 잠시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남편 아치볼드 크리스티는 전쟁터로 떠나고 애거서 크리스티는 적십자사에서 간호사로 일하게 됩니다.
그 무렵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첫 번째 추리 소설 [스타일즈 저택의 미스테리]가 큰 반응을 얻으면서 그녀는 추리소설의 촉망받는 인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 후로도 계속 추리 소설을 써내게 되고 그 소설들이 인기를 얻게 되면서 그녀는 마침내 추리 소설의 대가로 우뚝 서게 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결혼한 지 5년째 되는 해인 1919년에 딸 로잘린드를 낳는데 그녀의 유일한 자녀입니다. 그 시기에 남편 아치볼드 크리스티 대령은 전쟁영웅으로 많은 인정을 받게 되었고 대영제국박람회를 조직하기 위해 세계곳곳에 파견되어 나가게 되는데 애거서 크리스티 역시 남편을 따라 세계 곳곳을 여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가로서의 성공과 군인으로서의 남편의 출세와는 별개로 가정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남편인 아치볼드 크리스티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차를 호숫가에 주차해놓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맙니다. 남편의 외도로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시골의 호텔에 숨어 지냈던 것입니다. 이미 유명한 인물이 되어버린 그녀의 실종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됩니다.
2년 후 애거서 크리스티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메소포타미아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자신보다 어린 맥스 멜로윈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둘은 14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을 하게 되는데 남편은 이해심이 많은 남자였고, 행복한 결혼생활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마음에 맺혔던 상처의 응어리를 풀게 해 줍니다. 새남편의 배려 속에 쓰게 된 그녀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걸작품으로 자리 잡게 되는데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소설 들 가운데 10편의 걸작선으로는 1.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2.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3. [예고 살인], 4. [오리엔트 특급 살인], 5. [화요일클럽의 살인], 6. [0시를 향하여], 7. [끝없는 밤], 8. [비뚤어진 집], 9. [누명], 10. [움직이는 손가락]이 있습니다.
비록 첫 번째 결혼의 아픔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긴 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는 참으로 유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넉넉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살았고, 추리소설가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과 독서의 기회를 얻었고, 첫 번째 소설로 어렵지 않게 소설가로서의 자리를 굳혔고, 두 번째 남편이 아내를 깊이 이해해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어떤 사람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난을 헤쳐 나오면서 작가로서의 역량을 드러내고 어떤 이는(애거서 크리스티) 여유롭고 안정된 생활 속에서 작가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둘 다 재능과 노력이라는 두 개의 기둥 위에 자신의 인생을 건축해나가는 공통점이 있지만 말입니다. 추리 소설로 이름을 날린 평범한 가정주부인 애거서 크리스티는 문학사에 그 이름이 길이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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