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살다 보면 겨울이 온다/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20. 14:17

살다 보면 겨울이 온다/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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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겨울이 온다.

살갗이 찬바람에 터지고

옷 사이로 냉기가 스며들어

몸을 웅크리게 되는 계절이.

거리에 왕래하는 사람들이

두꺼운 벽 안에 숨어들고

떨어져 밟히던 낙엽이

부서져 흩어지는 계절이.

부드럽던 땅이 얼어붙어

속에 숨은 생명을 가두고

더 이상 싹을 틔우지 못하게

가로막아 버리는 계절이.

살다보면 겨울이 온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

점점 길어져 득세하는 어둠.

꿈도 얼어붙는 계절이.

그 후에 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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