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살다 보면 겨울이 온다/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20. 14:17
살다 보면 겨울이 온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24)
살다보면 겨울이 온다.
살갗이 찬바람에 터지고
옷 사이로 냉기가 스며들어
몸을 웅크리게 되는 계절이.
.
거리에 왕래하는 사람들이
두꺼운 벽 안에 숨어들고
떨어져 밟히던 낙엽이
부서져 흩어지는 계절이.
.
부드럽던 땅이 얼어붙어
속에 숨은 생명을 가두고
더 이상 싹을 틔우지 못하게
가로막아 버리는 계절이.
.
살다보면 겨울이 온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
점점 길어져 득세하는 어둠.
꿈도 얼어붙는 계절이.
.
그 후에 봄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