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보이는 너/ 안희환

눈을 감으면 보이는 너/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00)

 

 

눈을 감으면 항상

내 앞에 서 있는 너는

눈을 뜸과 동시에 떠나간다.

더 오랜 시간 눈을 감으면

더 오랜 시간 함께 하려니

눈을 감고 있다 잠이 들고

깨면 너는 또 다시 없다.

. 

눈을 감고 본 것은

진정 너였던가? 아님

널 그리워한 내 혼이 만든

영상에 불과했던 건가?

분명히 말할 수 없지만

잠시나마 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 

오늘도 눈을 감고

내 앞에 선 너를 본다.

행여 잠들까봐 다시 눈 뜨고

눈 감기를 반복하는 동안

너는 수고로이 다가오고

가슴 아리게 떠나간다.

보다 못한 잠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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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