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탯줄을 끊어야 할 때/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안희환2 2017. 10. 8. 09:00

탯줄을 끊어야 할 때/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옭아매기 위한 줄이 아니라

생명을 주기 위한 줄

자신의 가장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나눠주기 위한 줄

 

그 줄이 아니었다면 벌써

심장의 박동이 멈췄으리.

꼬물거리던 작은 움직임이

무생물처럼 굳어버렸으리.

 

근원이 돼주었던 줄을

스스로 끊어야 하는 시간

이젠 끊어도 죽지 않겠지만

홀로 서야만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