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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입을 권리 허하라” 터키 여성들 ‘반바지 시위’

안희환2 2017. 8. 27. 22:49

“맘대로 입을 권리 허하라” 터키 여성들 ‘반바지 시위’


터키 이스탄불 시민들이 최근 버스에 ‘의상에 간섭하지 말라’고 적힌 반바지를 걸어두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터키에선 한 여성이 반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버스에서 폭행을 당했다.

이슬람 인구가 대부분인 터키에서 노출되는 옷을 입은 여성이 공격받는 일이 늘어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터키 여성 수백명이 전날 이스탄불의 카디코이에서 보수적인 의상을 강요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 분위기와 노출 의상을 입은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는 폭력을 규탄하는 행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여성들은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 차림을 한 채 “스타일을 망치지 말라”며 “어떤 의상을 입든 여성의 자유다”라고 외쳤다. ‘우리는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 침묵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저항해서 승리하자’고 적힌 팻말을 들거나 구호를 반복했다. 시위자들은 터키 여성운동의 상징이 된 짧은 여성 상하의를 옷걸이에 걸고 나오기도 했다.

지난 6월 터키에서는 한 여성이 이스탄불의 버스 안에서 반바지를 입고 있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 사건이 담긴 영상 속에서 남성은 “라마단(이슬람 성월)에 이렇게 입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면서 얼굴을 때렸다. 또 다른 여성도 반바지를 입고 있다 남성으로부터 발차기 공격을 받았다. 복장 때문에 언어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입은 여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는 건국 이후 정교분리를 내세워 세속주의가 팽배하다. 술을 마시거나 이슬람 전통 의상을 입지 않는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전통주의를 내세우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약 15년간 집권하면서 전통주의가 세속주의를 압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권옹호 운동과 정교분리 운동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