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억새/ 안희환 시인

안희환2 2016. 10. 29. 13:23

억새/ 안희환 시인

 

발이라도 있다면 달려가련만

땅에 묶여 허우적거리는 몸짓

마음은 그대 곁에 있지만

몸은 어쩌지 못해 흔들린다.

 

날개라도 있다면 날아가련만

날개 대신 달린 하얀 손

허공 향해 한없이 펄럭이지만

바로 앞 언덕도 넘지 못한다.

 

바람에 흔들림이 아름답다지만

서글픈 몸짓임을 알고 있나?

춤을 추고 있는 게 아니라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