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아기를 보며/ 안희환 시인

안희환2 2016. 10. 25. 15:15

아기를 보며/ 안희환 시인

 

오늘 하루 수십 번 넘어진 아기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고 있다.

내일도 수없이 넘어질 것인데

아무 걱정 없다는 듯이 웃고 있다.

 

수백 아니 수천 번을 넘어져도

아기는 다시 일어나 걷겠지.

넘어지지 않고 걷는 법을 배운 후

서서히 달리기 시작하겠지.

 

얼마나 많이 넘어졌는지에 매여

얼마나 세게 넘어졌는지에 묶여

일어서기를 거부하다가 깨닫는다.

저런 아기 시절을 지나왔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