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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 한평생에..

안희환2 2016. 9. 15. 20:02

사나이 한평생에..




구한말 국운이 다할 때 민족혼을 부르짖어 일깨운 언론인이요 사학자였으며 불굴의 독립정신으로 구국항쟁의 선봉에 섰던 독립 운동가 단재 신채호(申采浩) 왜경에 붙들려 그가 받은 9년 형기중 마지막 1년을 남기고서 1936년 2월 21일 오후 4시20분 57세의 일기로 수인번호 411을 떠어버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다.  어느 날 아침 춘원 이광수는 그의 세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서서 세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옷에 물이 홍건이 젖었습니다. "무슨 세수를 이 모양으로 하는가?" 춘원이 물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형편이 허리를 굽히면서 세수를 하게 되어 있소? 나는 허리를 굽히고 살기는 싫소. 일본놈들이 판을 치는 이 판국에 허리를 굽히다니......, 그 놈들이 망하기까지 허리를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단재의 대답이었습니다.
고개를 숙이지 않고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이 단재의 항일투쟁 정신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나이 한평생에 송장처럼 살아서야 되나? 살아서는 시끄럽게 살다가 죽을때는 고요하게 죽어야재......" 아닌게 아니라 그는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죽었습니다. 그는 "일황의 신민이 될 수 없다"면서 호적없이 살다가 죽었기 때문에 일본 관헌들은 매장허가를 해주지 않아 유해마저 묻힐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배짱 센 한국 면장에 의해 야산 기슭에 암장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