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았던 9가지 오해들/ 안희환 목사
내가 받았던 9가지 오해들/ 안희환 목사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해 받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오해를 사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처음에 그런 일을 겪을 때는 화를 내면서 씩씩거렸었다. 때로는 억울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오해를 받아도 전보다 편안하게 반응하고 있다. 어차피 진실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내가 받았던 오해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일 년 내내 여행을 다닌다.
날 보고 일 년 내내 여행을 다닌다고 비판한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여러 지역과 나라들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기 때문에 생긴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행 목적으로 다닌 경우가 거의 없다. 집회 인도나 강연 등을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짬을 내서 그 주변의 유적지나 관광지나 박물관 등을 둘러본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중국 미국 뉴질랜드 기타 등등의 나라들을 방문한 것은 다 일과 관련된 것이었다.
2)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
어떤 오해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날 보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활동도 하고 여행도 한다는 내용이 그렇다. 이런 오해를 한두 번 받은 게 아니다. 아마도 내가 시민단체 활동을 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인 것 같다. 사실 청와대의 행정관이 한번, 행정관과 비서관이 한번 찾아온 적은 있다. 정부 등록 후 행정안전부 지원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런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3) 목회도 하지 않으면서 목사 행세 한다.
목회를 하지 않으면서 목사 행세를 한다는 공격도 받았었다. 재미있는 것은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고 심지어는 내가 목회하는 예수비전교회 장소까지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는 것이다. 와 보고는 한 다는 소리가 교회는 없고 공사 현장만 있더라고 했다. 교회 건축 중이니 교회가 없이 공사 현장만 보이는 건데 엉뚱한 소리를 하니 웃음만 나왔었다. 이제 건축된 지 2년이 지났으니 언제든지 오면 교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4) 자리나 감투에 관심이 많다.
날 보고 자리나 감투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말이 나오는 배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사장이니 대표니 실행위원이니 발행인이니 하는 직함이 20여 개는 되니 말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나를 시켜달라고 조르거나 내가 욕심을 낸 것은 없다. 상황에 따라 하는 수 없이 맡게 된 일들이 대부분이다. 지금에라도 많은 것들을 기꺼이 넘겨줄 의향이 있다. 진심이다.
5) 기도와 말씀을 등한시 한다.
꽤 많은 것들을 감당해나가다 보니 그러면 기도는 언제하고 말씀은 언제 읽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후배이면서 제자인 전용범 목사가 내 친구인 하우형 목사에게 비슷한 것을 물었던 모양인데 하목사가 잘 설명을 해준 모양이다. 기도와 말씀은 내 인생의 핵심이다. 지금도 오전은 기도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성경도 신구약 통독을 100번 이상 했고 이제 200독을 목표로 열심히 읽으며 묵상하고 있다.
6) 설교 준비하는 일에 소홀하다.
앞의 내용과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는 일들이 워낙 많으니 설교 준비할 시간이 제대로 있겠는가 하는 의혹이 생긴 모양이다. 실제로 이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가 있다. 분명히 말하는데 설교 준비 역시 철저하게 하고 있다. A4 용지 10포인트로 13-17 페이지 정도를 타이핑해서 설교한다. 설교 영상은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엉터리로 설교한다고 하면 창피해서 공개하지 못할 것이다.
7) 정치적으로 우파에 속하는 사람이다.
정치적으로 우파에 속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현안들이 정치적인 특성상 우파의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성애 법안을 막으려 한다든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우파의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 관심은 좌파니 우파니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이다. 나는 우파로 불리는 것보다는 위파로 불리는 게 좋다. 우파든 좌파든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나면 거절한다.
8) 신체적으로 몸이 약하다.
나를 병약하다고 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교통사고로 왼팔을 잃었고 그 후유증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에는 자이언트에 해당하는 커다란 뇌종양이 생겨 대수술을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상 나는 그리 약한 편이 아니다. 일단 체력이 무척 좋다. 잠을 적게 자고 많은 일들을 강행군으로 해나가면서도 남들보다 덜 피곤해한다. 조심할 일이기는 하지만 수술 후 부산, 광주, 춘천 등에 갈 때도 직접 내가 운전해서 갔다 왔다.
9) 성격이 외향적이고 활동적이다.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하다 보니 날 보고 외형적이며 활동적이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보고 내 아내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나와 같이 사는 아내가 나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나는 지금도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조용하게 사는 것이 좋다. 은밀하게 책을 읽거나 기도하거나 글을 쓰는 시간이 행복하다. 일들을 해나가야 하기에 의지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활동을 하는 것뿐이다.
나는 가급적 다른 사람들에 대해 말을 아끼려 한다. 그 사람의 입장에 서보지 않고, 또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 보지 않고는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정 지어 말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말하는 나에게도 당사자에게도 주변에서 내 말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유익이 없는 것 아닌가?
사실 나도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있는데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누가 저렇게 할 자격을 주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과 그룹들이 정말 많아졌다. 오해하던 사람들 중에서도 그 태도가 달라진 사람들이 많다.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왕따 안희환이 요즘 행복해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