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4가지 신체적인 핸디캡/ 안희환

안희환2 2013. 4. 4. 10:11

4가지 신체적인 핸디캡/ 안희환

 

나에게 네 가지 신체적인 핸디캡이 있었다.

 

첫째로 이마가 좁다는 것. 물론 대머리는 부럽지 않았지만 이마가 넓은 사람을 보면 부러웠었다. 나이가 좀 들면서 머리가 빠졌는데(그래도 여전히 숱이 많다) 그 덕분에 이마가 예전보다는 보기가 좋아졌다. 특히 친구들 가운데 주변머리도 없고 소갈머리도 없는 친구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내게 아직 많은 것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흐믓한 미소를 짓게 된다.

 

둘째로 눈이 작다는 것. 웃을 때 눈 뜨고 웃으라든지 멀쩡히 잘 보고 있는데 졸고 있는 것 아니냐든지 하는 소리를 들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 내 입장에서 왕방울 같은 아내의 큰 눈은 멋있게 보였다. 나이가 들어도 눈이 더 커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쌍꺼풀 수술이라도 할까 하다가 돈 아까워 그만 뒀다.

 

셋째로 입이 앞으로 튀어나왔다는 것. 그것은 전적으로 이빨의 구조 때문이다. 덕분에 옆에서 내 얼굴을 보면 새의 부리가 약간 튀어나온 형상이다. 아내는 둘째 아들 효원이가 내 입 구조를 닮은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인물을 많이 버렸다나 뭐라나. 그렇지만 입모양이 그렇기 때문에 내 발음이 정확한지도 모른다. 강연이나 설교를 많이 하는 나로서는 입모양보다는 발음이 더 중요하니 오케이다.

 

셋째로 팔이 하나 없다는 것. 한때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니 팔을 돌려달라고. 지금은 그런 기도 안 한다. 팔 하나 없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청소년이나 청년들 연합집회에서 나의 약함이 오히려 내 메시지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이제는 팔 없는 것도 감사하고 있다.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핸디캡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한때는 절망하거나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잘 극복하면 핸디캡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마음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고. 핸디캡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