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박근혜 대통령 덕분에 대박이 난 지갑을 보며/ 안희환

안희환2 2013. 3. 15. 12:13

박근혜 대통령 덕분에 대박이 난 지갑을 보며/ 안희환

 

 

80세가 넘으신 김소애 할머니(81)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손재주가 좋아서 6·25전쟁 당시 부산 영도로 피난해서 생업으로 차린 수예점이 서울 명동 코스모스백화점과 세운상가, 김포공항 면세점까지 진출할 만큼 번창 했다고 한다. 그런데 건축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고 13녀 자식들을 키우기 문을 연 것이 '소산당'이라고 한다.

그 소산당에 대박이 터졌다. 얼마나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지 인터넷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라고 한다. 소산당 대표인 딸 박윤주(51)씨는 유선전화가 불통이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사정을 설명하느라 목이 쉬었다고 한다. 누비 지갑은 물론 컵 받침, 안경집, 여권 지갑까지 전 제품이 품절됐고 그 덕분에 20일 이후에나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니 엄청난 일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취임하지 얼마 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 덕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채소와 과일 등을 구입한 뒤 연보라색 누비 지갑을 꺼냈는데 그 지갑이 매스컴을 타면서 엄청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대박이 터졌으니 소산당은 박대통령에게 광고 모델료라도 지불해야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 그 동일한 지갑을 동일한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이름 없는 가정주부가 사용했다고 할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하고. 대답은 쉽게 나온다. 그렇지 않다는 것. 그러고 보면 어떤 지갑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한없이 달라진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세종대왕이 사용하던 지갑이라고 한다면 가치는 또 달라질 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가장 강한 요인은 대표, 이사, 이사장, 감사, 발행인 등의 호칭이 아니라 목사라는 호칭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로 사용해주신다고 하는 데서 나오는 자부심이다. 이런 자부심은 교회를 잘 건축하고 나서 생긴 것이 아니다. 개척교회의 담임목사로 있을 때도 자부심이 있었다. 그 덕분에 언제나 당당하게 모든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다.

사실 개척 교회 목사는 겉보기에 내세울 것이 없을 수 있다. 목회하는 교회의 건물이 초라하고 성도들이 거의 없으며 옷차림이나 먹고 사는 것도 밑바닥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당장에 먹을 쌀이 다 떨어지거나 아이에게 먹을 분유가 부족해서 물을 더 많이 타서 먹일 때도 있었으니 얼마나 초라한 모습인가? 그러나 단 한 순간도 주눅 들거나 맥이 빠져 있었던 적은 없다. 내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긍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손에 놓여있던 오래되고 낡은 지갑도 귀한 대접을 받는데 하나님의 손에 놓여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얼마나 존귀한가? 아무리 가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라 해도 스스로의 가치를 자각하지 못한 채 열등감에 빠져 산다면 참 불행한 인생이 되고 말 것이다.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은혜 많으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손으로 붙잡아 써주시는 것을 기억하면서 감격할 수 있다면 날마다 기쁨과 행복 가운데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