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다리/ 안희환

안희환2 2012. 11. 30. 18:43

다리/ 안희환

 

 

늘 나만 밟힌다는 피해의식.

지저분한 흙발에 눌릴 때면

어디론가 떠나고픈 열망에

찬바람을 덥게 만들곤 했었지.

어릴 땐 알지 못했던 거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건

희생 없이 되지 않는단 걸.

밟힘으로써 양 끝의 서로를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젠 불평도 원망도 버렸어.

밟고 지나간 이들이 진정

조금이라도 행복해진다면

모두를 등에 지고 웃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