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박형택 목사의 에스더 기도운동 비판의 문제점/ 안희환

안희환2 2012. 8. 17. 18:45

박형택 목사의 에스더 기도운동 비판의 문제점/ 안희환

 

 

이단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이단은 한 개인을 잘못된 신앙에 빠지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가정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이단에 빠진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된 채 가족들마저 고통 속에 빠뜨리곤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단은 교회에 타격을 준다. 더 나아가서는 교계 전체에 큰 피해를 준다. 일반 사람들은 이단과 제대로 된 교회를 구분하지 못한 채 교회 전체를 싸잡아서 비난하곤 한다.

이렇게 많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이단을 판별해내고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단의 실체를 알았더라면 가까이 하지 않아 영향을 받지 않았을 텐데 알지 못하기에 접근을 허용했다가 신세를 망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경과 기독교의 역사를 깊이 알고 있으며 그 지식에 근거하여 이단을 연구하고 그 정체를 드러내는 사람들은 분명히 한국 교회를 위해 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단 판별과 관련하여 큰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말씀과 기독교 역사에 비추어 명백하게 잘못된 곳을 이단으로 정죄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 차원을 넘어서 이단 정죄를 남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이들 이단 감별사들은 정치적인 목적이나 이익에 따라서 이단으로 정죄 받을 상황이 아닐 때조차도 이단 정죄를 하곤 한다. 한국 정서상 이단 정죄를 받는 것이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정하지 않은 잣대로 성급하게 이단 정죄를 일삼는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 뉴스앤조이라는 지면을 통해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이단으로 몰아가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뉴스앤조이에 등장하는 이단감별사들이 말하는 내용들을 다 읽어보았는데 내용 왜곡이나 침소봉대의 현상들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기도하며 사회 각 분야의 도덕성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이단 정죄해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번에 다뤄보려고 하는 것은 한장총의 박형택 목사의 글에 대한 것이다. 박형택 목사는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신사도 운동으로 규정하였는데 그러한 주장이 얼마나 신뢰성이 없는지 드러내려 한다. 박형택 목사은 미주 뉴스앤조이에 모르고도 빠지는 신사도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사도 운동이 무엇인지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피터 와그너가 시작한 '신사도개혁운동'을 말한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사도가 있어야 되며, '사도적' 개혁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피터 와그너는 '12사도 연맹'을 만들어서 이 운동을 하고 있다. '사도'들은 기존 교회 질서가 아닌, 초대교회처럼 사도의 교훈을 따르는 교회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신사도운동의 핵심은 지금도 하나님이 직통계시로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신사도'라는 개념 역시 직통계시를 근거로 하고 있다.

지금도 직접적으로 하나님께 지시를 받는다는 것이데, 이것은 자신이 발언을 성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성경은 완전성·종결성·거룩성·충족성을 갖추고 있다. 직통계시를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계시가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성경이 불완전하다는 의미다. 이런 신사도운동과 맥락을 같이 하는 단체는 신앙고백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비성경적인 이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형택 목사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사도운동의 핵심적인 특징은 직접적으로 하나님께 계시를 받는 직통계시이며 성경을 불완전하게 생각하며 성경 외의 다른 계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에스더 기도운동은 어떤가? 성경을 불완전하다고 말하고 있는가? 직통계시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는가? 답변부터 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안희환)의 경우 에스도 기도운동 본분의 집회에 꽤 많이 참석했었다. 에스도 기도운동본부의 핵심 사역 가운데 하나인 지저스아미에는 1회부터 7회까지 모두 다 강사로 참여하였다. 사실 8회에도 강사로 내정되어 있었지만 한일 성결교회 공동 역사연구회 참석 차 일본에 방문하는 기간과 겹쳐서 참여하지 못했다. 아무튼 그렇게 많이 참여해보았지만 단 한 번도 에스더 기도운동본부가 직통계시를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에스더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지저스아미나 다양한 서적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직통계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박형택 목사 스스로 신사도 운동의 핵심이 직통계시로 말씀을 전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에스더 기도운동본부가 신사도운동이라면 어떻게 직통계시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혹시 내적으로 숨긴 채 안 그런 척 가장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인가? 필자는 박형택 목사에게 묻고 싶다. 단 한번이라도 에스더 기도운동본부의 모임에서 직통계시로 말씀전하는 것을 접한 적이 있는지 말이다. 아니면 여러 서적들 가운데서 그런 직통계시의 흔적을 확인하고 증거자료로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보지도 못하고 확인도 못한 것을 가지고 이단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이단 감별사의 특징이 아닌가?

박형택 목사 스스로도 에스도 기도운동분부가 신사도운동의 핵심적인 특징인 직통계시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신사도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에스더 기도운동본부가 직통계시의 특징을 보인다는 증거를 조금도 제시하지 못한 채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있다. 에스더 기도운동본부의 용어 사용을 보면 신사도운동 성향이 분명한 것 같다는 말하는 것이다. 아래는 박형택 목사가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비판한 내용이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선 "한장총은 우리를 신사도운동으로 분류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고 하는데, 한장총의 이단상담소장인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와 사상을 보면 그 성향 자체는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신사도운동을 의도적으로 실행한 증거라고 볼 수 없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정확한 이해가 없어도 신사도운동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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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 목사가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신도도 운동으로 몰아가는 중요한 요점 중 하나는 용어 사용이라고 했는데 그와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아래는 박형택 목사의 글이다.

예를 들어 '24시간 기도운동', '예수군대'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다. '24시간 기도운동'IHOP의 마이클 비클이 직통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한 것이다. 기도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신사도운동 사상을 담고 시작된 기도운동이라는 것과 그 사상으로 기도한다는 것, 그리고 기도하는 중에 예언과 계시를 구하는 등 신사도운동 성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24시간 기도하라는 것도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

'예수군대', '요엘의 군대' 같은 용어도 성경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와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말세에 이런 군대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인데, 성경 어느 본문에서도 지지받을 수 없는 내용이다.”

24시간 기도하라고 하는 것이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무엇일까?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지 24시간 기도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비판할 것인가? 24시간 기도하라는 것이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예수 군대라는 용어 사용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성경에 말세에 예수 군대가 일어난다고 기록이 되어 있어야 그런 용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찬송가 가운데 십자가 군병이란 내용이 들어가는 찬송들이 있는데 십자가 군병이란 말이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고 찬송가도 비판할 것인가?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신사도운동이 사용하는 용어들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신사도운동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이나 신천지 등에서는 십사만사천이라는 것을 많이 사용한다. 계시록 7장과 14장에 등장하는 십사만사천이 이단들에게 상당한 영감을 주는 모양이다. 그러면 기성교회가 십사만사천을 강조할 때 이단이 되는 것일까? 이단이 잘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했으니 말이다.

용어와 관련해서 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터틀리안은 기독교 역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던 인물이다. 오늘날 교회가 흔하게 사용하는 삼위일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이 터틀리안이다. 삼위일체 교리는 325년 니케아 공의회 때 교회의 정통신조로 공인되었으며 452년 칼케돈 공의회에 의해 추인되었다. 신약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도 터틀리안이다. 자연스럽게 신약 이외의 성경은 구약으로 불리게 되었다.

문제는 터틀리안이 이단에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193년 기독교로 개종했던 그가 207년 몬타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12-213년에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되었는데 몬타니즘은 새 예루살렘의 즉각적인 재림을 믿는 분파이다. 터틀리안은 기성 교회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뛰어난 글 솜씨로 몬타니즘의 이론적인 체계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만족하지 못해 자기의 교단을 만들어낸다. 그것을 가리켜 테르툴리아니즘 이단이라고 한다.

박형택 목사에게 묻고 싶다. 지금 삼위일체라는 용어와 신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교회와 단체는 이단인가? 이단에 빠진 터틀리안이 만들어낸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몽땅 이단으로 분류되고 말 것이다. 교회들 가운데 몬타니즘의 이론과 신학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곳이 있다면 이단으로 정죄 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삼위일체라는 용어와 신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몬타니즘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요점은 어떤 용어를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그 용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 교회나 단체가 어떤 이론과 신학을 따르고 있으냐 하는 것이다.

정리를 해보자. 박형택 목사는 신사도운동이 핵심이 직통계시라고 하였다. 그러나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는 직통계시를 말하지 않았다. 에스더에 깊이 관여했던 필자는 단 한 번도 에스더 기도운동이 직통계시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만약 박형택 목사가 단 한 번이라도 에스더 기도운동본부가 직통계시 주장한 근거를 댄다면 필자는 더 이상 에스더 기도운동본부를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고 변호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핵심사항에서 에스더 기도운동본부가 이단에 연루되어 있지 않음을 알았다면 더 이상 이단으로 몰아가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박형택 목사는 용어 사용으로 말꼬리를 잡았다. 그러나 위에서 필자가 밝혔듯이 이단이 사용한 용어를 사용한 것 자체가 이단임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며 어떤 이론이나 신학 체제를 따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한국 교회가 사분오열되어 정작 힘을 써야할 분야에 맥없이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시점에 한국 교회를 위해 끝없이 기도하고 헌신하는 한 단체를 이단으로 몰아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진정한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어설프게 이단 정죄하는 이단 감별사들 중에 한 사람으로 자리 잡고 싶지 않다면 박형택 목사는 이단 정죄를 함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