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아빠의 등/ 안희환

안희환2 2012. 7. 31. 12:53

아빠의 등/ 안희환

 

등이 참 따뜻했어요.

찬바람이 날을 세우고 와도

따듯한 등에 몸을 붙이면

봄볕에 잠들 듯 잘 수 있었어요.

등이 참 넓었어요.

양손 가득 벌리면 끝이 닿는데도

바다처럼 넓게 보여

뒹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등이 참 부드러웠어요.

등뼈가 솜뭉치는 아니었을 텐데

쿠션 위에 누운 듯이

온 몸을 내던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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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산 해미읍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