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보고 교육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 큰 아들/ 안희환
날 보고 교육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 큰 아들/ 안희환
크리스천 뷰 http://christianview.kr/news/view.html?section=79&category=90&item=&no=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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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 효빈이(중1)가 제 엄마에게 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아빠가 자신의 교육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고 한 것이다. 교육을 엄마에게 다 떠 넘겼다는 것이다. 아빠에 대해 큰 아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허전해졌다. 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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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빈이가 그런 이야기를 한 데는 사연이 있었다. 자신의 친구가 집에서 학원에 간다고 나갔는데 중간에 다른 곳으로 샜다고 한다. 그 사실은 안 그 아이의 아빠가 학원에도 연락을 하는 등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을 했다고 한다. 친구 아버지는 그처럼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단 우리는 학원을 보내지 않고 있으며 웬만한 학교 공부는 엄마가 가르치기 때문에 효빈이 생각에 아빠는 하는 게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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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억울한 소리이다. 나름대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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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아이들에게 날마다 성경을 읽게 하고 읽은 것을 점검한다. 효빈이와 효원이가 읽어야 하는 성경의 분량은 하루에 30분씩이다. 그런 과정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효빈이는 중1의 나이에 조금 있으면 성경 통독 3독을 하게 된다. 장년들 성경공부를 가르치면서 성경 통독한 것을 확인하는데 어른들 중에도 통독을 한 번도 안 한 사람들이 꽤 있음을 보게 되는데 중1이 3독이면 괜찮은 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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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아이들에게 한문을 외우게 하고 시험을 보게 한다. 효빈이는 하루에 9자씩 외우게 하고 효원이는 하루에 6자씩 외우게 했는데 그 덕분에 아이들이 웬만한 어른들보다 한문을 더 잘 읽는다. 한문을 쓰는 것도 익숙하다. 우리나라 글자의 경우 한문 글자가 많은데 한문을 익혀야 문장의 뜻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문을 외우게 했는데 그러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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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아이들에게 여행 경험을 많이 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사람은 많이 보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효빈이의 경우 3개월 정도 말레이시아에 가 있었다. 싱가포르도 갔었고 베트남에도 갔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들이 많이 있는데 가급적 보게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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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로 미술 등의 예술 분야에 대해 관람할 기회를 주고 있다. 나와 아내는 미술 작품 관람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서울 시립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로운 전시회가 있다고 하면 꼭 가본다. 퐁피두 박물관 전, 오세르 박물관전, 르부르 박물관 전, 이집트 유물 전시전, 마네 전, 모네 전, 기타 등등. 그때 가급적 아이들도 데리고 가서 그림을 관람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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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골라서 읽게 한 후 다시 다른 책으로 바꿔주곤 하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꽤 많은 책을 읽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효원이도 350권 가량의 책을 읽었을 정도이다. 효빈이는 읽은 책의 숫자 세기를 중단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효빈이에게 상당한 상식이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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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빠를 향해 교육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효빈이에게 교육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 가만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다. 국영수를 포함한 학과 공부야말로 효빈이가 생각하는 교육이었던 것이다. 사고를 폭을 넓혀주고 많은 인생 경험을 하게 해주고 문화 전반에 걸쳐 견식을 갖게 하는 것은 교육과 별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교육에 대한 이해부터 새롭게 설명해줘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실컷 노력하고 교육에 관심 없는 아버리로 전락해버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