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의 거짓말이 나라를 망친다(플러스인생 4월호)/ 안희환
인터넷상의 거짓말이 나라를 망친다(플러스인생 4월호)/ 안희환
인터넷을 들여다보면서 많이 보게 되는 것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허위 사실 유포이다. 글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내키는 대로 거짓말을 유포한 후 아니면 말고 라는 식으로 쉽게 행동하는 것이다. 도덕적인 면에서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무딘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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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 또한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안티기독교인들의 정체를 드러내고 그 심각성을 알려 대응했던 것이 원인이 되어 많은 공격을 받았었다. 문제는 정당한 공격이 아닌 허위 사실 유포로 필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하는 점이다. 그런 내용들을 읽고 필자를 오해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그런 내용들을 읽고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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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것은 필자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주장이다. 무슨 근거를 가지고 그런 비판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 그런 비판의 글들이 많이 발견되었다(검색을 통해). 분명히 말하지만 필자는 단 한 번도 정부 단체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것은 사명의식에 의한 것이지 어떤 이득을 바라고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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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황당한 주장은 필자가 담임목회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 주장이다. 다양한 곳에서 말씀을 전하거나 강의를 하고, 또한 시민운동들에 관여하고 있는데 담임목회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생계유지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정부 돈 받는다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주장이다. 단 한 번도 목회를 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항들이 있는데 그것을 다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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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인터넷 문화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었고 주변의 여러 분들도 꼭 필요한 일이나 앞장서라는 말씀들을 해주셨기에 법적으로 책임을 물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미리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빈 사람은 소송에서 빼주었고 그렇지 않은 5사람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런 내용을 교회언론회를 통해 발표하였고 기사화 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 후로 거짓말로 필자를 명예훼손 하는 글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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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한 거짓말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었다. 또한 그런 허위 사실 유포가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얼마나큰 상처를 주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들의 자살 뉴스를 접하면서도 그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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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사실 유포는 개인에게도 타격을 주지만 사회 전반에 있어서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 잘못된 정보를 보편화시킴으로써 국민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종교 편향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장로 대통령인 정부가 기독교에 혜택을 많이 주는 종교 편향이 문제라는 의식이 상당히 퍼져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것은 왜곡된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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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불교였다. 불교 경전 번역과 불교 서적 번역에 막대한 돈이 흘러갔다. 불교 전산화 작업에도 정부 돈이 들어갔다. 템플스테이를 통한 불교 지원 역시 상당하다. 2004년 18억 지원, 2005년 25억, 2006년 35억, 2007년과 2008년 150억, 2009년 165억, 2010년 185억. 그런데 기독교가 장로 대통령 정부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는다는 내용이 인터넷상에 지속적으로 올라감으로써 그것이 국민들에게 사실인 듯 퍼져버렸고 그로 인해 한국 교회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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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영역은 허위사실 유포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무소속의 강용석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했었다. 병원에서 찍은 MRI 사진까지 동원하여 그 사진이 박시장의 아들이 아닌 과체중의 다른 남자 사진이라고 했었다. 그 과정에서 강의원은 트위터나 블로그를 잘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강의원의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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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나 대선을 앞두면 인터넷상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른다. 권력을 잡기 위한 여론몰이 방법으로 루머를 유포하는 일이 많은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상대방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국민들 사이의 불신은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다. 사실 그 피해는 정치인들에게로 다시 돌아간다. 국민들이 정치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불신을 표시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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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곤 하는 “나꼼수”역시 허위 사실 유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봉주 전의원의 편지가 교정당국의 검열로 인해 발송되지 않는다고 나꼼수 진행자가 주장을 했는데 그런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심각한 것은 허위 사실 유포임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나꼼수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여전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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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총선과 대선이 실시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제 곧 다가올 총선과 그 후에 다가올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이 또 얼마나 요란해질 것인지 벌써부터 염려가 된다. 온갖 흑색선전과 루머가 인터넷 공간을 가득 채우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로 인해 망가져갈 대한민국의 도덕성을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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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따라, 종교에 따라, 정치 성향에 따라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갈등과 충돌의 수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지도자와 국민들 사이에, 그리고 국민들 스스로의 사이에 팽배한 불신 풍조에 인터넷이 한몫하고 있다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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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인터넷 공간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실 세계만큼이나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터넷 세상을 위해 중보기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직접 인터넷 공간 속으로 뛰어들어 올바른 인터넷 글쓰기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한 흐름이 형성될 경우 그 흐름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 덩치가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것인데 올바른 흐름이 커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이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