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또 떠나왔다/ 안희환

안희환2 2012. 3. 11. 23:11

또 떠나왔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30)

 

 

또 떠나왔다.

변명인줄 알지만 다시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를

네게 되풀이하는 내게

너는 질린 표정을 보인다.

바로 그것이다.

내가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

너의 못마땅해하는 눈짓

그것을 보는 순간

굳어져버리는 심장

살아남기 위한 피신이다.

네가 원하는 만큼

해주지 못함은 안다.

그러나 노력했던 시간

그 과정만이라도 단 한번

긍정해줄 수 없었나?

또 떠나왔다.

그 때문에 너는 전보다

더 찌푸린 얼굴이겠지

그 얼굴 때문에 어쩌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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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안의 향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