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틈 사이로 나올 손을 기다리며/ 안희환

안희환2 2012. 3. 6. 14:18

틈 사이로 나올 손을 기다리며/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23)

 

 

앙상해진 볼 위로 흐르는

눈물의 이유가 뭐야?

행복하게 해주려는 시도,

그것만으로 만족 못한 채

왜 하늘을 보는 거야?

라며 소리를 질렀던 날들.

행복은 조건이 갖춰지면

당연히 느끼는 줄 안

철부지 시절의 바보 짓.

눈물의 이유는 나였는데.

무언가 해주는 것보다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이

더 큰 사랑인 줄 알았지만

닫힌 문빗장은 견고해서

들어갈 수가 없어.

강제로 문을 열려는

헛된 시도는 이제 버렸어.

스스로 열지 않는 한

열어도 연 게 아님을

이젠 알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반응하는

그날까지 되풀이하는 걸음

살짝 열린 문 틈 사이로

나타날 손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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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안의 향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