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몸이 잘린 꽃이 웃고 있다/ 안희환

안희환2 2012. 3. 2. 15:43

몸이 잘린 꽃이 웃고 있다/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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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잘린 꽃이 웃고 있다.

가지 대신 오아시스에

몸을 깊숙이 박고는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다.

물을 마시고는 있지만

곧 마를 수밖에 없는 생.

실은 생과 사가 붙어

거친 숨을 몰아야 하건만

아무 일 없는 듯 방긋

주위를 밝혀주고 있다.

아름답다는 것으로 이미

은밀한 삶이 불가능하단 걸

배웠다, 자신을 꺾는

사람의 거친 손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