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글을 쓸수록/ 안희환

안희환2 2012. 2. 17. 19:10

글을 쓸수록/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08)

 

 

글을 쓸수록 글과 친해진다.

친해진 글은 낯설 때와 달리

수시로 찾아와 함께 한다.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글이 먼저 찾아와 말을 건다.

글이 말을 걸면 받아 적는다.

받아 적은 것을 옮겨놓으면

이전에 머리로 쓰던 것보다

더 울림이 강한 글이 나온다.

그 글과 다시 이야기 한다.

글을 쓸수록 글이 좋아진다.

함께 한 시간의 길이만큼

떼려야 뗄 수 없는 친밀감.

이제 글이 내 안에 내가 글

안에 머무는 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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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에서 찍음(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