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그림자야 돌아와라/ 안희환

안희환2 2012. 1. 11. 16:04

그림자야 돌아와라/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63)

 

 

그림자가 기울어졌다.

물 먹은 듯 흐느적거린다.

해는 저리 높고 뜨거운데

왜 그림자는 홀로

자신의 길을 가려하나?

그림자를 잃은 사람들

속에 끼고 싶지 않아

그림자를 붙잡아보지만

손가락 힘이 빠져나간다.

그림자가 입을 막고 웃는다.

이건 꿈이야 하며

꼬집은 볼에 통증이 온다.

발바닥 밑에서 떨어지려

발버둥치는 그림자가

가는 실로 묶여 있다.

그림자는 가버렸다.

그 전에 먼저 떠난 해는

내일 다시 뜰 것이고

그때 난 기다릴 것이다.

그림자도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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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양동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