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차도 없이 떠나다/ 안희환

안희환2 2012. 1. 4. 12:09

차도 없이 떠나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48)

 

 

차를 타러 떠나는

그의 어깨가 기울었다.

덩치는 산만한데 기운 어깬

아기 어깨처럼 가냘프다.

기다려주는 차도 없다.

지나가는 차를 불러

하소연한다는데, 그의 큰

덩치에 문을 열어줄 차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떠났다.

걸어선 갈 수 없는

그의 목적지를 향해

아이 같은 어깨를 기울인 채

길 건너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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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