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그냥 가라고 했다/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23. 07:25

그냥 가라고 했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33)

 

 

그는 간다고 한다.

함께 머물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놓고는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데려갈 순 없다고 한다.

혹이어서가 아니라

위험하기에, 나를

데려갈 수 없다고 한다.

돌아온다고 한다.

잎이 세 번 지기 전

적어도 절반의 잎이

남아 있을 때

내 곁에 온다고 한다.

그냥 가라고 했다.

확신이 의미 없다면

미련도 의미 없는 법.

어쩔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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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