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새벽은 밤을 지나서 온다/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19. 08:56

새벽은 밤을 지나서 온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19)

 

 

새벽은 밤을 지나서 온다.

단 한 번도 환한 빛이 내리쬐는

한낮을 지나 온 적이 없다.

도시마저 고요하게 만든 밤,

취객들마저 지쳐 쓰러진 밤,

그 밤을 지나서 새벽이 온다.

어둠이 빛을 삼키는 때

그리움은 상사병으로 발전하고

소망의 색은 점점 바래져

밟힌 낙엽의 색을 띈다.

끝없이 흑암만이 이어지는 듯

좌절이 기승하는 밤,

그 밤을 지나서 새벽이 온다.

__________

사진/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