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연극을 보다(옥탑방의 고양이)/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때때로 아내는 엄청 일방적입니다. 이번 추석 때도 그랬습니다.
저와 상의 한 마디 없이 연극 티켓을 예매해버린 것입니다.
“옥탑방 고양이”라나?
“옥탑방 강아지”는 아니고?
“옥탑방 거북이”도 아니고? 그만 하자....
이번에는 가기 귀찮다고 했더니 의무 사항이라고 무조건 가야 한다고 박박 우기네요.
이 여자 삐지면 며칠간 제가 피곤해지니 하는 수 없이 다같이(4식구) 갔습니다.
엄청 재미있네요. 실컷 웃었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면 중간에 빼도 상관없을 동성애 코드를 살찍 집어넣었다는 것.
비중 있는 장면은 아니지만 거슬리더군요.
그런 게 들어가면 쿨하거나 진보적이라고 착각들을 하는 건지...
정말 오랜만에 대학로에 가봤네요. 주변 사진도 몇 장 찍었습니다.
가족사진을 찍어서 남겨야 하는데 얼굴이 부어서 싫다고 아내가 뒤로 빼네요.
결국 제 사진만 찍고 말았네요.
연극 보고 와서는 시간이 쪼들려서 죽을 뻔 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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