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장로의 위치와 역할
(디모데전서를 중심으로)
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담임)
바울이 활동하던 시대에 교회는 이미 직분과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바울의 제1차 전도여행 중에 이미 장로가 있었으며(참고. 행 14:21-23), 빌립보 교회에는 감독과 집사가 세워져 있었다(참고. 빌 1:1). 바울은 목회서신(딤전, 딤후, 딛)에서 교회의 직분에 대하여 자세히 말하는데, 목회서신에 언급된 직분은 감독(딤전 3:1-7; 딛 1:7-9), 장로(딤전 5:17-22; 딛 1:5-6), 그리고 집사(딤전 3:8-13)이다. 이 글에서는 디모데전서에 나타난 장로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딤전 3:1-7 감독(장로)의 자격
1-3절: 일반적인 자격
1절: ‘감독’(에피스코포스, overseer)은 교회를 다스리고 보호하는 사람이다. 목회서신이 기록될 당시에는 직분들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다. 당시에 감독은 장로들 가운데에서 나왔다. 디도서 1:5-9에는 장로와 감독이 교호적으로(reciprocally) 사용되었고, 사도행전 20:28에서 바울은 장로들에게 말하면서 성령이 그들을 감독자로 삼으셨다고 말한다.
2절: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어야 한다. 이것은 감독이 원만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아내의 남편’(미아스 귀나이코스 안드라, the husband of but one wife)이란 결혼한 사람을 가리킬 수도 있고 한 명의 부인을 둔 사람을 가리킬 수도 있다. 아마도 양자 모두를 지칭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것은 결혼 생활에서 신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감독은 가르치기를 잘해야 하는데, 이것은 감독과 장로의 자격에는 포함되지만 집사의 자격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3절: 감독은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해야 한다. 감독은 자신을 다스리고 통제하고 훈련하여 좋은 성품을 유지해야 한다. 술을 즐기는 사람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 구약에는 제사장이나 지도자들이 술을 멀리해야 한다는 경고가 많이 나온다. 감독은 돈을 사랑하지 않아야 하는데, 당시 거짓 교사들은 돈을 많이 사랑하였다.
4-5절: 가정을 잘 다스리는 자
4-5절: 감독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여야 한다. 좋은 가정을 이루는 것은 참된 기독교인임을 입증한다. 나아가서 가정을 잘 다스리는 것은 견실한 사역을 위한 기초가 된다. 바울은 가정을 ‘다스리다’에 해당하는 동사 프로이스테미를 나중에 장로가 교회를 ‘다스리다’에 해당하는 동사로 사용함으로써 이것을 보여준다(참고. 17절). 감독은 또한 자녀들을 잘 가르쳐야 하는데, 지도자의 자격은 그의 자녀들의 행동을 통해서 드러난다. 가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교회를 다스리지 못한다.
6-7절: 성숙한 자
6-7절: 새로 입교한 자가 감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그러한 자가 교만하여져서 정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입교한 자들이 아무리 유능하고 훌륭하더라도 신앙의 뿌리가 깊지 않으면 흔들릴 수 있고 따라서 영혼을 돌보는 막중한 사명을 맡을 수 없다.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신앙의 연륜이 필요하다. 그리고 감독은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여야 한다. 이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인정을 받는 자여야 한다는 뜻이다.
딤전 5:17-25 장로를 대하는 태도
이 단락에서 바울은 장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말한다. 장로는 교회의 지도자이기에 장로를 세우고 그들을 대하며 그들의 잘못을 꾸짖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17-18절: 장로에 대한 존경심
17절: 바울은 잘 ‘다스리는 장로들’을 ‘배나 존경할 자’로 알라고 말한다. ‘다스리는 장로들’(ruling elders)은 공식적인 직분을 의미한다. ‘배나 존경하라’(double honor)는 말은 많이 존경하라는 뜻이다. 이어서 바울은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하라’고 말한다. 이들은 ‘가르치는 장로들’(teaching elders)로서 오늘날의 목사들이다. ‘더욱 그리하라’는 말은 헬라어 원문에서 ‘특별히’(말리스타, especially) 존경하라는 뜻이다. ‘수고하다’(코피아오)라는 단어는 교회에서 사역하는 것을 가리킬 때 자주 사용되었다.
18절: 바울은 성경을 인용함으로써 자기의 주장을 강화한다.
19-21절: 장로에 대한 재판 규정
19-20절: 장로에 대한 재판 규정이 나온다. 장로를 재판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이는 그들에 대한 처우가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바울은 장로에 대한 고발을 두 세 증인이 없으면 받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증인이 두 세 명이어야 하는 것은 유대의 전통인데 신약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바울은 죄를 범한 장로들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꾸짖어서 나머지 사람들로 두려워하게 하라고 말한다. 이는 권징의 선포가 사람들에게 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21절: 바울은 장로에 대한 판결이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여 말한다. 바울은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와 천사들 앞에서’라는 표현을 통하여 교회의 권징을 하늘의 재판으로 간주한다. 그리하여 교회의 결정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특히 여기서 천사가 나오는 것은 그들이 마지막 심판 때에 참여하기 때문이다(예. 마 25:31; 계 14:10). 물론 이것은 천사의 특별한 지위를 암시하지 않는다.
22-25절: 장로를 세우는 규정
22절: 디모데는 아무에게나 경솔히 안수하지 말아야 한다. 안수는 직분을 수여하는 것이므로 이 말은 사람들에게 장로의 직분을 줄 때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필시 사람을 먼저 시험하여 보고 책망할 것이 없으면 직분을 맡게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죄에 간섭하지 말며’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죄에 간섭하다가 자칫 자신도 그러한 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 자신이 정결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다스릴 수 없다.
23절: 바울은 디모데에게 물만 마시지 말고 위장과 자주 나는 병을 위하여 포도주를 조금씩 마시라고 말한다. 이것은 건강에 신경을 쓰라는 말이다. 디모데는 금욕주의적 사고에 젖어서 오랜 동안 물만 마시면서 금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디모데의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따라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물만 마시지 말고 포도주를 조금씩 쓰라고 충고한다. 이것은 치료를 위한 의학적인 목적을 가진 권면이다.
24-25절: 어떤 사람들의 죄는 밝히 드러나서 먼저 심판을 받고 어떤 사람들의 죄는 나중에 드러나서 나중에 심판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의 선행도 밝히 드러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숨겨지지는 않는다. 즉 모든 죄와 모든 선행은 언젠가 모두 드러난다. 그러므로 적극적으로 선을 행해야 하고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지도자는 더욱 죄를 피해야 하며 선을 추구해야 한다.
결론: 성경에 나타난 장로의 위치와 역할
1. 장로는 하나님이 친히 세우신 직분자이다.
2. 장로는 교인들을 다스리는 자이다.
3. 장로는 성경을 잘 가르쳐야 한다.
4. 장로는 생활에 상당한 모범이 되어야 한다.
5. 교인들은 장로를 존경하고 장로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
6. 장로를 재판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7. 장로가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참고. 황원하, 목회서신주해, 교회와 성경, 2015.
개혁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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