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 맞는 아내/ 안희환(시인마을)
아내는 날씬했었다.
어찌나 날씬한 지
쏟아지는 빗줄기가 비껴갔다.
내가 다가온 아내는
늘 마른 옷차림이었다.
빗줄기가 비껴가는
아내를 믿고 있었다.
세월도 비껴가리라 생각했다.
어느 날 문득 놀랐다.
아가씨가 아닌 아내를 보고.
날씬함을 유지했다면
세월도 비껴갔을 것을
몸 관리 못한 아내 잘못이다.
잘 먹인 내 잘못이다.
이제 비 오면 다 맞는다.
'안희환여행의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평군립 미술관/ 안희환/ 양평 가볼만한 곳 (0) | 2015.10.08 |
---|---|
나란히 줄 서서 하늘 향해 팔 벌린 나무들(벡스코)/ 안희환 (0) | 2009.11.17 |
무너질듯 기울어진 초대형건물(벡스코)/ 안희환 (0) | 2009.11.16 |
호텔 마레몬스의 뷔페/ 안희환 (0) | 2008.01.01 |
근사한 호텔 마레몬스/ 안희환 (0) | 2007.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