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여행의추억

이제 비 맞는 아내/ 안희환(시인마을)

안희환2 2013. 12. 9. 21:24

이제 비 맞는 아내/ 안희환(시인마을)

 

아내는 날씬했었다.

어찌나 날씬한 지

쏟아지는 빗줄기가 비껴갔다.

내가 다가온 아내는

늘 마른 옷차림이었다.

 

빗줄기가 비껴가는

아내를 믿고 있었다.

세월도 비껴가리라 생각했다.

어느 날 문득 놀랐다.

아가씨가 아닌 아내를 보고.

 

날씬함을 유지했다면

세월도 비껴갔을 것을

몸 관리 못한 아내 잘못이다.

잘 먹인 내 잘못이다.

이제 비 오면 다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