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연합뉴스
직원 4명 ‘초기업단위 노조’로 신고
삼성 직원이 복수노조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노조설립 신고를 했다.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서울 남부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조합원이 특정 사업장에 국한된 기업단위 노조가 아닌 초기업단위 노조로 신고했다.
이 노조 조합원들은 설립필증이 나오면 삼성 전계열사를 대상으로 조합원을 규합하고 비정규직도 가입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설립 직원들은 지난 12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설립 총회도 가졌다.
삼성에서는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말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노조 설립신고를 하기도 했다.
서울 남부고용노동청은 신고사항을 검토한 후 신고필증 교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노조 설립을 지원한 김성환(삼성일반노조 위원장)씨는 전화통화에서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새 노조가 탄압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탄압을 헤쳐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새 노조의 상급단체 가입 여부에 대해 “탄압에 맞서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연대를 같이하는 상급단체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급단체부터 먼저 가입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노조 조합원은 4명으로 신고했지만 뜻을 같이 하는 직원들이 더 있다”면서 “앞으로 어용노조는 청산하고, 직원들의 권익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1996년 노조 설립 문제로 해고된 뒤 삼성 계열사의 해고자들과 삼성일반노조를 만들어 활동해 왔지만 삼성으로부터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으로 수감생활을 했고, 2007년에는 국제앰네스티(AI)로부터 양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